길고긴 한마디 합니다.

작성자: 쓸쓸한저녁
120 1 2012-01-13
애초에 기반이 흔들흔들하면, 꼭 문제가 하나씩 터지는 법입니다.

저는 간혹가다 점검 시간 좀 제대로 지켜달라는 글을 올리거나,

유저가 아쉬운 마음에 돈을 쓰는게 아니라, 돈 쓸만 하다라고 생각되도록 그런 컨텐츠를 만들어달라고 소심하게 몇 자 적는 잉여유저입니다.

 

오늘은 참고 참다가 몇자 끄적여봅니다.

 

그저 회사의 사정대로,

긴금점검, 임시점검, 연장점검 다 해놓고,

돌아오는 것은 ~을 위함이니 양해를 구한다는 한마디.

그래서 안정이 됬나요?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게임 도중 튕기거나,

한달에 한번 이상은 백섭하니 마니 이러거나

저만 열받는 건가요?

백날 양해 구하고 점검하면 뭐하나요. 해결이 안되는데 ..

물론 방대한 서버를 운영하는데 문제가 안생기리라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너무 밥을 챙겨먹듯이,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말씀하시는 건 아닌가요?

지금까지 있었던 긴급, 연장, 임시 점검들만 합쳐도

최소한 '공식 사과문' 이 몇 개 정도는 있었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점검 안내에는 매번 '~을 위함이니 양해를 바랍니다'

이게 통보지 양해인가요?

매번 이런일이 발생하여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도 실수가 많습니다.

이런 말 한마디라도 하면 유저들 다 달아나나요?

기껏해야 좋은 보상 해봐야

수수알 몇개 던져주면, 우리가 거지같이 줏어먹고 좋아하리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EX수수알의 등장과 더불어서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정말 사행성의 절정을 보여주더군요.

스마트폰 인기 게임인 '룰 ㅇ 스 ㅇ 이'에는 어떤 마크가 있는지 아세요?

'범죄' 입니다. 뭐 친구걸 슬쩍 할 수도 있고 이런 요소가 있기에 이런 마크가 있는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런 사소한 것에도 이런 마크를 붙이는 게임이 있는데,

정작 붙여야할 걸 안붙이는 게임이 이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몇몇, 아니 여러 유저분들 말씀대로 '사행성' 마크를 붙여야 되는 것은 아닌지 ..

저는 이번 사태 전에 22800원을 들여서 수수알 12개를 질렀는데요. 정말 비율에 균형이 없더군요.

12개 중에 폰체 시리즈만 9개를 차지하는데 ..(3마리는 카메)

 회사 쪽에서 보면 너무 악의적이고, 유저 쪽에서는 너무 임의적인(랜덤성이 너무 강한) 비율 아닌가요?

바보가 봐도 폰체스몬의 비율이 밟히도록 넓다는건 알 수 있겠네요.

일반 수수알의 비율은 잘 모르겠지만, 분포가 다양하고 4단이 쉽다는 장점에서 가격대비 지를만한 가치가 있는데 ..

EX수수알은 그냥 3단 백퍼 폰체알, 레어로 다른 디지몬이 나올 수 있음 . 이런거 같네요.

무엇을 위해 대부분의 유저들이 Ex수수알을 지를지 대충은 아실텐데요?

물론, 폰체도 카메도 다른 디지몬도 구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심리상 그 전날에 가열차게 광고한 쿠다몬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을 거라는거, 딱 아닌가요?

몇번 하면 나오겠지 하다가, 안나와도 끊기 힘들고 또 질러보게 되는게 도박입니다.

이건 너무 돈벌고 싶은게 눈에 보여서 기가찰 지경이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12개나 질렀으니 저도 정신병자인가 봅니다.

 

1900원이면, 아끼면 밥한끼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고작 피규어도 아닌, 평생 보관도 불가능한 

회사가 망하면 없어질 게임 속의 디지몬 하나에,

그것도 내가 바라는게 아닌 임의적인 가상 물체 하나를 위해서

이정도를 투자하는게 도박 아닌가요?

게임에 어느정도 사행적인 요소는 즐거움이죠.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치면 도박이 되는 겁니다.

4900알도 그렇죠.

밥 사먹을 돈이 300원부터 30000원까지 될 수 있는 겁니다. 300원이 될 가능성이 더 많죠.

강화도 그렇습니다.

강화 성공 자체에에 확률적 요소가 들어가는건 부정하는바 아니지만, 똑같이 24강한 유저들끼리도 이게 중이네 상이네 망했네 .. 보통으로 렙업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저만 말이 안된다 생각하는 건지 ..

더욱더 확률에 목매달아라 .. 전체를 다 리셋하는 아이템도 캐시템으로 아주 잘 파시더군요.

보통으로 렙업해서 스텟 잘못 올린것도 아니고, 무기 데미지 범위처럼 매번 32~42 이 사이에서 임의적으로 데미지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많은 돈을 들여서 확률에 기대어 겨우 성공했더니 돌아온건 그들중에서도 우열이 있다는것.

랜. 덤. 하. 게.

 

이번엔 이 두가지가 한번에 문제가 됬더군요.

얼마나 부실하게 관리를 하면, 멀쩡한 캐시템이 0원이 되나요?

그리고 얼마나 사람들이 확률에 지쳤으면, 얼마 되지도 않아서 몇백개가 구매가 되나요.

도덕관념도 해이해질 정도로, 여기가 별로라는 거죠.

사행성의 정도가 좀 낮았다면, 폭발적인 구매까지는 가지 않았겠죠. 호기심에 몇개 사볼순 있어도.

저야 좀 전에 들어와 게시판 보며 이게 뭔일 .. 어벙벙이지만,

저라도 눈앞에 0원짜리 아이템이 있으면 하나쯤은 구매하고 싶을겁니다.

불가항력이라는 거죠.

악의니 뭐니 다 밝혀내서 어떻하시려구요. 경찰에라도 넘기시게요?

그 판단 기준이 타당하다고는 어찌 증명하고, 어린 아이라면 또 어떻게 하실건가요?

잦은 실수에도 투덜투덜하면서도 이용해준 유저를 애초에 원인제공자인 회사에서 벌하실건가요?

퍼질대로 다 퍼진 상태에서 급한 불 끈다고,

점검 남발하고, 관계 무관계 다 싸잡아서 정지 일단 시켜놓고,

심문이라도 하려는 건가요?

그러면 그동안의 무고한 사람들의 피해는요? 여기 적정 보상기준이라도 약관에 명시되어 있나요?

보상기준도 제대로 안갖춰지고 엿장수 마음대로 뿌리는 보상을 우리가 왜 수긍해야하며,

최초 잘못의 발생지가 회사인데, 왜 우리가 그걸 견뎌내야 하죠?

우리가 공동체였나요? 아뇨, 적어도 나는 구매자고 회사는 판매자인데요.

 

그런데, 여기서 한마디 드리고 싶은건, 살만한 정황은 충분하지만,

구매하신 분이,

그걸 회사가 잘못한거잖아. 내가 뭘 잘못했어. 떳떳하게 얘기하는 것도 좀 그렇습니다.

'거스름돈 사기' 아시나요?

슈퍼에서 거스름돈 잘못 거슬러받고, 알고도 가만 있으면 개념상으로는 사기죄 주장됩니다.

다만 그런게 너무 사회상 각박하니까, 그냥그냥 그러려니 넘어가는거죠.

슈퍼 잘못으로 거스름돈 잘못 받았어도, 이걸 그냥 넘어가면 죄가됩니다.

여기도 비슷하죠. 원래 1900원인걸 알고있는데,

이걸 몰랐으면 몰라도, 0원이 됬으면 뭔가 이상한겁니다.

샀다는 거 자체가 반악의적인 행동이라는 겁니다. 범죄까진 아니라도 ..

회사가 최초 잘못인 건 맞는데, 그걸로 자기 행동을 너무 합리화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잘못한건 인정하고 따지고 들어가야 자기 논리에 허점이 없어집니다.

제 글에도 허점이 있다구요? 저는 뭐 .. 말을 못해서 지금 이 글에도 허점이 많은거구요.

 

글이 길었는데요. 결론적으로, 디지탈릭 여러분.

유저는 돈줄입니다. 여러분이 밥먹고 사는데 일조하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또한 '사람'이고, 여러분의 자식이, 형제가, 친구가 여기 유저일 수 있습니다.

여러 필요 아이템을 캐시화시켜서, 혹은 확률적인 요소를 이곳저곳 배치해서.

유저가 많은 돈을 쓰도록 만든다고 다 좋은게 아닙니다.

디마하도록 주변분들에게 권하시나요?

장기적으로 좀 보세요.

우르르 몰렸다가, 우르르 나가는거 말고 ..

고정적으로 꾸준히 이용해 주는 유저가 더 좋지 않나요?

최소한의 서비스정신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유저가 더 편하고 즐겁게 게임을 할까 생각하고 노력하면,

유저는 돈을 써줍니다. 

지금 이렇게 관리가 엉망인데도 돈 막 쓰잖아요.

이러다가 한방에 훅가는 겁니다.

 

저는 디마 계속 하고싶어요.

애니를 좋아하는 유치 성인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만화로만 보던걸 이렇게 데리고 다니면서 플레이 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매력적인가요.

제가 스물다섯이나 먹었는데 이런말 하면 다들 비웃으시겠지만,

사는게 참 힘들었는데 .. 디마 하면서 그래도 마음의 위안을 좀 받았어요. 한 숨 돌렸다 할까 ..

물론 여기는 게임일뿐 현실이 아니니까 .. 게임에만 갇혀살 수는 없지만,

살기힘든 세상에, 열심히 살다가 ..

이 쉼터로 숨돌리러와서 .. 여러분이 애써 만든 멋진 디지몬들로 여기저기 다니면서,

재밌는 유저분들과 우리 길드원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요.

그럴 수 있도록

유저의 따끔한 말, 칭찬의 말, 말도 안되는 어리광까지도 모두 귀기울여들어주시고,

유저와 대화하고, 유저와 소통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