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뭐랄까 기사가져온건데...

작성자: LATITUDE
145 0 2012-01-14
생명의 감동, 폭력을 이기다
 

기존 일본 게임 캐릭터와 달리 선정적인 폭력성 전혀 없어

美·유럽서도 공전의 대히트 "생물과 관련된 체험을 녹였죠"

"캐릭터가 생물처럼 진화… 팬들은 계속 다음을 기대하게 되죠"

포켓몬스터(Pocket Monsters·포켓몬)는 1996년 비디오게임용으로 탄생한 일본제(製) 초대형 캐릭터다. 일본 언론은 2011년까지 전 세계에서 포켓몬이 올린 매출이 3.8조엔(49.4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켓몬은 몇 가지 주목할 만한 특징을 갖는다. 폭력성이 주도하던 일본 게임산업의 한 캐릭터로 탄생했는데도 폭력성과 선정성이 배제됐다는 점, 그럼에도 그 캐릭터가 문화가 다른 미국과 유럽에서 공전의 대히트를 했다는 점이다.

 

포켓몬은 교묘한 상술로 어린이들을 캐릭터 수집광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비판은 들어도, 어린이의 말초신경을 자극해 폭력성을 육성하고 있다는 악성(惡性) 비판을 듣지 않는다. 한국의 게임 산업은 성공 신화에도 이런 비판을 족쇄처럼 끌고 다니고 있으며, 동심과 서정에 기반을 둔 캐릭터 산업은 세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포켓몬은 '탈(脫) 폭력성'과 '세계화'를 동시에 달성한 거의 유일한 아시아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 2007년 뉴욕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맞이 거리 퍼레이드에 포켓몬의 피카츄 캐릭터 풍선이 지나가고 있다. 2011년까지 전 세계에서 포켓몬이 올린 매출은 3.8조엔(49.4조원)이 넘는다. / AP전 세계 포켓몬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주식회사 포켓몬의 이시하라 쓰네카즈(石原恒和·55) 사장은 11일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포켓몬은 미국·유럽·아시아 등 한마디로 전 세계에서 히트를 친 몇 안 되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왜일까요?'라는 질문을 항상 들어요. 제 대답은 같아요. '세계 어린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체험을 포켓몬 스토리와 구조 안에 녹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다든지, 개를 키우면서 논다든지, 키우는 식물의 꽃이 폈다든지…. 포켓몬은 이렇게 살아 있는 생물과 관련된 체험을 하고, 살아있는 생명을 접하는 즐거움을 전해 주지요. 프랑스 어린이가 놀 때도 '아, 이 포켓몬은 예전에 내가 키웠던 애완동물이랑 완전히 빼다 박았어' 하고 느끼는…. 경험과 기억을 슬쩍 건드렸다고나 할까요. '아 난 이거 해 본 적이 있어, 저거 본 적이 있어' 하면서 느끼는 기쁨이지요."

 

캐릭터는 대부분 집단 창작물이다. 포켓몬의 경우 원안자(原案者)는 다지리 사토시(田尻智) 게임프리크 사장. 이시하라 사장은 포켓몬의 프로듀서로 시작해 이 캐릭터를 만화·애니메이션·카드·완구 등 전방위로 확대해 세계적 창작물로 만든 사람이다. "다지리씨가 포켓몬을 만들 때도 고향에서 키우던 애완동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일상의 소소한 경험을 게임에 집어넣고,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생물을 접했던 체험들을 요령껏 환기시킨 게 성공 포인트인 것 같아요."

 

게임의 폭력성에 대해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칼을 갖고 사람을 베든지, 마법을 사용하는 게임은 많잖아요. 칼을 쓰는 게임은 일본 문화가 아주 많이 배어 있고, 마법을 쓰는 캐릭터는 요정이니 마녀니 하는 게 많은 유럽 이미지가 강해요. 칼을 쓰는 캐릭터는 유럽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아시아에서도 그다지 인기가 없어요."

 

포켓몬스터(포켓몬)는 제작 단계부터 호흡이 길었다. 그때까지 게임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던 아이디어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캐릭터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모습과 성향이 바뀌거나 진화하기도 했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단지 가상 세계에서 게임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하드웨어(닌텐도 게임보이)의 '통신 교환' 기능을 통해 현실에서 서로 가진 게임 캐릭터를 교환할 수 있었다.

 

개발기간 6년을 거쳐 포켓몬 게임 소프트웨어가 세상에 나온 것은 1996년 2월. 100만개 주문을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23만개에 그쳤다. 출판 세계라면 초판(初版)을 끝으로 절판(絶版)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기획 단계에서 프로듀서로 뛰어든 이시하라 쓰네카즈(石原恒和) 사장은 먼저 출판사와 손을 잡고 포켓몬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인기가 있는 만화 '포켓몬스터 SPECIAL'은 1997년에 연재된 이래 지금까지 39권까지 발행되고 있다. 포켓몬 발매 6개월 후에 나온 포켓몬 카드는 70ㆍ80세대의 딱지처럼 세계 어린이의 수집과 교환 놀이 대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1997년 처음 전파를 탄 TV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는 시리즈 4편이 제작돼 77개국에 방영됐고, 1998년 '뮤츠의 역습'을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영화도 14편이 세계 영화관에 걸렸다. 주변이 시끄러워지자 게임도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ㆍ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유형의 상품을 개발하는 것)'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내용 없는 마케팅은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해도 성공하지 못한다. 포켓몬은 발매 2년 만에 미국과 유럽시장을 휩쓸 만큼 성공적이었다. 포켓몬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11일 오후 일본 도쿄의 복합빌딩 롯폰기힐스 모리타워 18층에 있는 포켓몬 본사에서 이시하라 사장을 만났다.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

처음 나온 게임은 판매 부진…

단행본·카드·영화 잇따라 내놓자 동반 성장하며 폭발적 인기

 

 

 

▲ 포켓몬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비결이 뭘까. 이시하라 사장은 “제로에서 무언가를 불러낼 수 있는 힘(창조력), 그렇게 탄생한 포켓몬의 세계를 지켜주면서 새로운 포켓몬을 받아들여 새로운 세계를 고객에게 체험하게 하는 일”이라고 했다. / 포켓몬 제공◇캐릭터는 진화하고 발전하는 것

 

―처음 포켓몬 게임 기획서를 접했을 때 "이제까지 없었던 게임이 탄생하겠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받은 기획서는 종이 몇십장이었어요. 그때까지 게임은 게임 플레이어들이 게임기 안에서 얼마나 즐겁게 체험하느냐 하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포켓몬 아이디어는 여러 세계를 옮겨다니면서 포켓몬을 교환하는 식으로 지금까지 없던 여러 요소가 들어 있었지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형태의 놀이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에요."

 

―성공을 예감하셨나요?

 

"캐릭터라는 건 실제로 만들지 않으면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지요. 가능성은 다분히 있었지만, 과연 상품으로 실현할 수 있을지, 플레이어들이 즐겁게 놀 수 있을지는 확신을 할 수 없었어요."

 

―발매 후 15년이 넘도록 인기가 변치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 매력적인 게임을 계속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많은 사람이 즐거워하면서 게임을 가지고 놀았기 때문에 인기가 유지된 것이죠."

 

―그러면 사람들이 그렇게 즐거워한 이유는 뭘까요?

 

"포켓몬은 등장 캐릭터 스토리 하나하나가 다음 상품, 그 다음 상품으로까지 이어집니다. 보통 게임의 경우 게임 안에 늘 결말이 있고 다음 버전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포켓몬의 경우는 작품 하나에서 캐릭터를 둘러싼 이야기 전체가 끝나는 게 아니에요. 그렇게 캐릭터가 한 게임에서 다음 게임으로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포켓몬 게임을 갖고 노는 사람들이 예전에 자신이 열심히 갖고 놀았던 포켓몬 게임에 대한 추억을 갖고 다시 다른 새로운 게임으로 데리고 갈 수가 있는 거지요. 포켓몬의 또 다른 매력은 종류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지요. 고객들은 '다음번엔 또 다른 포켓몬이 나와서 더 즐겁게 놀겠지, 더 재미있어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포켓몬을 그만두지 않는 거예요. 새로운 포켓몬이 계속 등장하는 것을 기대하고, 계속 새로운 포켓몬을 개발하길 기다리니까요."

 

―이제까지 등장한 캐릭터는 전부 몇 종류인가요?

 

"글쎄요. 포켓몬은 생물처럼 만들어지는 것이라서요. 처음에 나올 땐 약 150종류였는데 점점 숫자가 많아져서 이젠 600종류 이상이라고 볼 수 있어요. 왜 숫자를 확실히 못 세냐 하면요, 생물은 갑자기 변이를 일으키기도 하고 여러 가지 돌연변이가 생겨서 희한한 것도 생기니까요. 어떤 포켓몬에서 변화라 든지 진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변화해서 다른 포켓몬이 되기도 하는데 이걸 하나의 종류로 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또 포켓몬은 암수가 있는데 암수가 있으니까 이건 한 종류로 해야 할지, 다른 종류로 해야 할지, 같은 종류라도 색깔이 다양하니까 색깔마다 달리 봐야 할지 하나로 봐야 할지 등등에 따라 여러 가지 셈법이 있어요. 암수, 색깔 이런 걸 하나하나 다 가르면 천 몇백여 개의 종류도 나와요."

 

◇25세 성인도 즐기는 포켓몬으로

 

―캐릭터를 전부 기억하시나요? 제일 좋아하는 건?

 

"전부 기억하고 있고, 설명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포켓몬도감 번호 1번부터 지금까지 나온 걸 번호순으로 전부 다 나열해 봐'라고 하면 자신이 없어요. 제일 좋아한 건 처음 개발한 단계부터 계속 데리고 있는 '나시'라는 포켓몬이에요."

 

―제일 유명한 포켓몬은 피카츄인데.

 

"피카츄는 확실히 좋아하는 포켓몬이지만, 제 안에서는 4번째일까, 5번째 정도예요. 피카츄는 10만볼트 기술 같은 게 있지만 게임 배틀에서는 더 강한 포켓몬도 존재하지요. 하지만 TV 애니메이션에서 매회 등장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포켓몬이라고 하면 흔히들 피카츄를 떠올리지요."

 

―포켓몬의 팬들은 아이들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게임을 개발할 때 반드시 모든 연령을 아우르는 게임을 만들기로 했어요. 영화도 '18세 미만 관람불가' 같은 게 있잖아요. 그런데 포켓몬은 '전 연령에서 다 시험해 보세요'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죠. 그래서 포켓몬 팬 연령대가 다양한 것 같아요. 극단적인 폭력이나 잔혹한 장면이나 욕설 같은 건 일절 안 들어가게 했어요. 그래서 전 연령에서 안심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지요. 발매 당시 포켓몬을 가지고 놀았던 열 살짜리 아이가 지금은 25살이 되어 게임을 즐기지요."

 

―캐릭터를 개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게임과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 게임과 영화의 개발을 시작했을 때부터 디렉터나 각본가, 촬영진 등 스태프들이 해외에 가서 아이디어와 이미지를 찾도록 하고 있어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서 어떤 무대를 선택하고, 어떤 장소에서 어떤 이미지를 만들까 결정할 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죠. 예를 들어서 최신작 게임에서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의 무대가 된 곳은 뉴욕 맨해튼이에요. 거기까지 스텝들이 해외 로케이션을 했어요. 영국에서 프랑스까지 도버해협의 터널을 건너는 체험을 게임에 넣을 때는 실제로 그곳에 가서 체험해 봤어요. 그리고 캐릭터를 개발할 때 개발팀 멤버들이 서로 맞붙는다고 해도 될 정도로 활발한 논의를 하고 있어요. '포켓몬 캐릭터라고 하면 역시 게임 세상에서 이런 것이어야만 해' '게임 디자인을 할 때 이런 포켓몬을 갖고 싶어' 등등. 전원이 캐릭터 그림을 그려보면서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예를 들어서 '개의 이미지나 성격을 닮은 포켓몬이 있으면 재미있겠다' '원숭이 같은 포켓몬은 이제까지 없었으니까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현실에 있는 여러 가지 동·식물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요."

 

―생물이 아닌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나요?

 

"예를 들어서 자석 같은 것이 나사 따위를 끌어당긴다든지, 세탁기 같은 것이 덜커덩덜커덩 소리를 내면서 움직인다든지. 이런 걸 보면서 '저런 기능을 가진 포켓몬이 있으면 어떨까' '그걸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진화시킬까'하는 식으로 어프로치를 합니다."

 

연령·국경 초월한 인기 비결

폭력·욕설 절대로 넣지 않아… 아이디어·이미지 찾기 위해 스태프들 매년 해외로 보내

 

◇'포켓몬다움'을 잃지 않는 것

 

―포켓몬은 처음에 게임에서 시작해 다양한 장르로 진화했는데 과정마다 어려움이 없었나요?

 

"게임은 화면을 보면서 능동적으로 노는 거고, 애니메이션은 흘러가는 영상을 단순히 보는 거죠. 그 과정에서 원래 알맹이가 바뀌게 돼요. 게임에서 만든 세계가 확장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는 원래의 포켓몬 콘셉트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새로운 걸 만들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원래의 것에서 이걸 더하면 포켓몬이 아닌 게 되어 버린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원래의 콘셉트를 바꾸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면서 새로운 부분을 챌린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어려워요. 가능한 한 캐릭터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진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요소를 설계하거나 걷어내는 작업이지요."

 

―대중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뭔가요?

 

"처음 만들 당시 중요했던 것과 15년간 포켓몬을 계속 만들어 오면서 중요해진 것은 다를 거예요. 처음 중요한 것은 제로에서 무언가를 불러낼 수 있는 힘, 다지리씨와 같은 원안자의 창조력이 가장 중요하지요. 그들의 인스퍼레이션과 아이디어가 캐릭터를 끌고나가니까요. 그 후 오랫동안 사랑받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그렇게 탄생한 포켓몬을 지켜주는 거예요. 처음에 만든 캐릭터를 소중하게, 아주 소중하게 대우해서 그 세계가 붕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하지만 또 새로운 포켓몬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세계를 고객에게 체험하게 해서 '아, 포켓몬은 이렇게 진화해 왔구나' 하는 것을 고객들이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점도 중요합니다."

 

―정서와 문화가 다른 해외에 캐릭터 상품을 팔 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요?

 

"보통 일본에서 만든 물건을 미국에서 팔 때는 미국에 맞는, 한국이나 유럽에서 팔 땐 한국과 유럽에 맞게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포켓몬은 달랐어요. 미국 방송국에 포켓몬 애니메이션을 수출할 때 '미국에선 몬스터라고 하면 강하고, 무서운 이미지가 강할뿐더러 그런 캐릭터가 인기를 끄니까 포켓몬 캐릭터를 수정해 줬으면 좋겠어요'라는 요구를 들었습니다. 저렇게 작고 귀여운 몬스터라는 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었던 거죠. 하지만 그쪽이 요구하는 대로 캐릭터를 수정하면 그건 포켓몬이 아닌 게 되어 버려요. 그래서 해외에 포켓몬 캐릭터를 팔 때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어요. 일본이나 해외나 모두 같은 캐릭터의 포켓몬을 즐기고, 만약 받아들이는 쪽에서 안 즐겁다고 하면 그냥 '여기선 시장성이 없네. 비즈니스가 안 됐네'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미국 마케팅 전문가나 평론가들은 포켓몬 캐릭터를 높게 평가했어요. 당시 수정을 요구했던 쪽은 과거 미국에 존재했던 몬스터 캐릭터와 비교하면 너무나 다른 캐릭터였기 때문에 사전에 제대로 평가를 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요. 그들은 과거에 무섭고 센 몬스터 캐릭터 몇개가 인기를 얻었으니 그냥 거기에 비추어 의견을 내놓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런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내린 평가가 옳지 않은 경우일 때도 잦아요."

 

캐릭터 600여종… 끊임없는 창조

기존 캐릭터 소중히 여기면서도 새로운 요소 만드는 도전해야

변화 없는 미키마우스와 차원 달라

 

 

 

▲ 일본 어린이들이 포켓몬 캐릭터를 보고 즐거워하고 있다. 포켓몬은 극단적인 폭력이나 잔혹성을 배재해 팬 연령대가 다양하다. / 마이니치신문 제공◇라이벌은 과거와 미래의 포켓몬

 

―포켓몬의 라이벌은?

 

"포켓몬 라이벌은 포켓몬입니다. 신작 게임을 발매할 때 과거에 발매된 포켓몬 게임 소프트웨어를 넘는 재미가 필요합니다. 포켓몬 안에 충분히 여러 가지 변화와 경쟁 요소가 있기 때문에 포켓몬의 라이벌이 '쿵푸판다'라든지 '토이스토리' 혹은 디즈니의 무슨 무슨 캐릭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우리의 상품 안에서 그 상품이 계속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포켓몬 게임 소프트웨어의 라이벌은 포켓몬이 과거 발매한 포켓몬 게임 소프트웨어라는 것이죠."

 

―미국 캐릭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포켓몬은 생명체와 같아서 피카츄의 귀가 굽어 있거나 꼬리 형태가 조금 다르거나 개체차가 있지만 어쨌거나 모두 피카츄입니다. 포켓몬 캐릭터 상품 중엔 그런 차이가 있어요. 자주 보는 피카츄의 꼬리는 수컷의 형상인데, 암컷의 피카츄 꼬리는 하트라든지, 귀가 좀 안으로 말려 있다든지, 귀가 들쭉날쭉한 피카츄가 있다든지. 한 마리 한 마리가 조금씩 달라요. 살아 있으니까. 그런 부분이 포켓몬으로서 개성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디즈니 캐릭터는 전부 같지 않나요? 미키마우스는 눈 위치가 여기 있어야 하고, 코는 이래 저래야 하고, 이렇게 움직여야 한다고 하는…. 귀 색깔이 다른 미키마우스, 꼬리 모양이 다른 미니마우스, 부리가 다른 도널드 덕은 짝퉁이 됩니다. 캐릭터 상품에 대한 생각, 접근법이 가장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캐릭터가 그 고유성을 지키면서도 계속 진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포켓몬 고유의 캐릭터성을 변형시키는 걸 조심스러워하면서 새로운 걸 만들어 내는 데는 늘 딜레마가 존재합니다. 같은 걸 너무 지키면 '재미가 없어', 완전히 새로운 걸 만들면 '이건 포켓몬이 아니야' 하는 반응이 오게 마련입니다. 그런 위태위태한 선에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잇따라 계속 다음 단계로 나가는 것입니다."

 

―한국 캐릭터의 강점, 약점을 평가한다면?

 

"전 세계에서 유행한 것들, 흥행에 성공한 것들을 아주 잘 뽑아내서 응용하는 능력은 아주 수준이 높고 아마 일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없었던 것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분야를 창조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취약하지 않나 싶어요. 하지만 그건 정말로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서 일본도 포켓몬이나 마리오 등을 제외하면 숫자가 적습니다."

 

자...이쯤에서 디지몬은 어찌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