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vs포켓몬 떡밥은 나 초등학생 시절부터 있었다.
포켓몬이 먼저 방영된 후 디지몬 어드벤쳐가 방영된지라,
반에서는 늘 포켓몬파와 디지몬파로 갈려서 싸웠다.
(근데 웃긴건 대부분 두 개 다 봤다는거...)
사실 수익만으로 따지면 디지몬은 포켓몬에게 완패한 것이다.
포켓몬은 무인(게임으로 치면 레드,그린, 골드버전) 이후로도 계속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냈지만,
디지몬은 어드벤쳐 이후 점점 쇠락세를 보였다.
그 정점이 프론티어. 완구류 매출, 극장판 수입 등이 완전 개판이어서 세이버즈가 나올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뭐 크로스워즈부터는 다시 상향된다는 데 모르겠고...
하지만 여기서는 디지몬이 낫냐 포켓몬이 낫냐 따지려 온 것은 아니다.
포켓몬은 포켓몬만의 장점이 있고, 디지몬은 디지몬만의 장점이 있다.
일단 디지몬의 장점을 따지면
1. 말을 할 수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파트너가 디지몬 하나인지라, 디지몬과의 깊은 정서적 교감이 가능하다.
또한 심오한 문제에 대해 디지몬과 이야기하며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테이머즈의 세나(루키))
2. 다양한 특징.
물론 5세대 와서는 많이 바뀌었지만, 포켓몬은 기본이 자연에 사는 동물이다.
1세대, 즉 151마리 시절 때의 포켓몬들을 보면, 대부분 자연의 모든 것을 기본으로 했다.
반면 디지몬은 그런 제약이 없기에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즉 포켓몬에서 나오기 힘든 천사,악마, 기계, 기사, 수호자 등 온갖 소재를 디지몬으로 활용할 수 있다.
3. 다양한 진화
포켓몬은 최대 3단 진화이다(파이리-리자드-리자몽) 거기에 3세대에 모드체인지가 추가되었지만,
디지몬보다는 부족하다.
디지몬은 기본적으로 7단 진화이며(깜몬-코로몬-아구몬-그레이몬-메탈그레이몬-워그레이몬) 거기에 각종 모드체인지(듀크몬 크림존모드)/초궁극체진화/버스트모드/X항체/조그레스진화(합체진화)/아머진화(캡슐진화) /암흑진화(스컬그레이몬)등 수많은 진화체계가 있다.
즉, 한 디지몬이라도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더 많지만, 분량상 생략하겠다.
디마에서는 이를 제대로 살렸는가??
1. 말을 할 수 있다 - 이 것은 사실 애니에서 중요하지 게임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우니까 넘어가자.
2. 다양한 특징
물론 디마에서는 수많은 용병이 있다. 하지만 어떤 용병을 키우던 스킬 2개(드물게는 3개,4개)가 기본이며, 스킬 데미지에 따라 좋은 용병과 잉여 용병으로 나뉜다.
한마디로 밸런스 붕괴이다.
단지 종류만 많다고 디지몬의 특징을 살린 것이 아니다. 포켓몬에서도 속성별로 유리/불리가 나뉜다. 예를 들면 불타입은 물타입에 약하다는 것.
디지몬에서도 천사형 디지몬은 악마형 디지몬보다 압도적으로 강하고, 워그레이몬의 드라몬킬러는 어지간한 드라몬 계열 디지몬들을 다 털어버린다.
하지만 디마에서는 이를 재현하지 않았다. 속성간 불리도 속성이펙 터지는게 전부다. 불타입이 물타입을 그냥 털어버린다.
막말로 용병으로 아구몬을 키우던 브이몬을 키우던 늘 똑같은 사냥터에서 획일적인 사냥을 한다. 다른것은 스킬 데미지와 평타 속도.
3. 다양한 진화
물론 궁극체까지는 기본으로 나와있고, 초궁/확궁도 추가되고 있다.
하지만 돈 없으면 할 수 없다.
물론 디지탈릭도 돈 벌어야하니 그건 이해한다. 하지만 돈 없으면 아무리 레벨을 올려도 진화를 할 수가 없게 된다.
초궁/확궁은 그렇다 쳐도 일반 진화까지 제한된다.
지금은 캐시반값에 에보도 스캐너/몬카로 많이 구하지만, 디마 초창기에는 에보 3개가 4800원이었다. 믿겨지는가?
진화가 포인트인 디지몬에서 돈 없으면 진화를 못하게 된다. 디지몬RPG에서는 그나마 포획몬 진화는 궁체까지는 되는데 각종 캡진/카진 등으로 디지탈릭이 돈맛을 톡톡히 본 걸로 추정된다.
위의 글을 읽기 귀찮아서 대충 내린 분은 여기부터 주목.
한마디로 디마는 껍데기만 디지몬이지 내용은 완전 포켓몬이다.
디지몬이라는 좋은 컨텐츠를 가지고도 결국 포켓몬 다 잡아서 도감채우기마냥 용병까서 모으는 수준으로 전락해버렸다. 요즘에는 미궁 추가되고 기즈맵도 추가되었지만...기즈 추가 전, 퀘라고는 무의미한 퀘(몇마리 잡아오기, 아이템 모아오기)에 결국은 렙업 노가다.
물론 몬스터 수집하기류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디마는 용병 모으기 수준 자체가 떨어진다.
포켓몬의 경우, 한 포켓몬이 익힐 수 있는 스킬은 수십개고,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4가지이다.
하지만 디마는 2개가 태반이며 많아봐야 4개다.
포켓몬의 경우, 세대가 거듭할수록 스킬마다 특수 능력이 부가되는 경우가 많으며,
(예를 들면 일정 확률로 특수방어 상승)
물리공격/특수공격 등으로 스킬마다 다른 속성을 자세하게 부여한다.
하지만 디마는 단지 스킬 데미지 속성밖에 없다.
포켓몬의 경우, 야생으로 등장하는 모든 몬스터를 잡을 수 있다. 또한 알로 부화시킬 때 각종 능력치가 좌우되며(포켓몬의 특성, 성격. 깊게 파고드는 사람은 엄청 파고든다.) 이로치가이라 해서 드문
확률로 색깔이 다른 포켓몬이 나타나서 수집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디마는 똑같은 능력치다. 기껏해야 크기가 다를뿐. 아 그리고 이로치가이(색 다른 포켓몬)가아주 낮은 확률로 나타나듯, 부화했을 때 완전체 이상 뚫린 디지몬이 나올 확률은 매우 낮다.
(물론 성숙기 디지몬은 제외.)
이 외에도, 포켓몬은 물론 어지간한 RPG게임에 다 있는 상태이상 조차도 없다.
냉동,화상,독,수면,마비,석화,혼란 등등 왠만한 rpg게임에 있는 상태이상이다.
그런데 디마에서는 그런게 없다. 테이머 피로도에 따라 이동속도, 공격속도가 느려지는 것 외에는
디지몬이 겪는 상태이상이 없다.
글이 길어졌지만, 이 글은 절대로 포켓몬이 디지몬보다 우월해ㅋㅋ라는 취지의 글이 아니다.
디마가 디지몬이라는 좋은 컨텐츠를 제대로 살리지 못 한것이 답답해서 쓴 글이다.
디지몬의 장점을 게임으로 실현시키기 어려워서 '걍 용병이나 모아' 이런 취지로 갈거면
포켓몬처럼 차라리 스킬을 다양하게 하거나, 여러가지 효과를 추가, 사람들 간의 용병 교환 등으로
''몬스터 수집류'게임으로서 퀄리티를 높여야하는데,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애매한 '디지몬을 껍데기를 쓴 포켓몬'게임처럼 되어버려, 포켓몬보다 못 한 게임이 되어버렸다.